애플, 칩 개발을 위한 M&A
애플은 독자적인 칩디자인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였다. 애플 제품의 두뇌는 ARM 베이스의 A4 칩과 최근 아이패드 2에서 선보인 A5 칩이고 이들은 삼성을 통해서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삼성은 기존에 Intrinsity라는 텍사스 오스틴의 조그만 팹리스 업체와 함께 ARM베이스의 Hummingbird라는 제품을 2009년 공동개발하였고, 현재까지도 몇몇 제품에서는 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1GHz의 속도를 가지고 있는 이 제품을 공동 개발한 이 업체는 2010년 애플에 의해서 인수합병되었다. 더 빠른 속도를 보장할 수 있는 칩개발 기술을 Apple이 구입하였고, 그 결과는 A5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거래관계와 함께 공동개발을 했던 삼성이 애플의 파운드리를 유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공급선 다변화는 지극히 당연한 사업적 결정
애플의 입장에서는 물건을 공급받는 입장이고, 공급의 안정성을 위해서 1개의 기업에 공급을 맡기기에는 사업상의 위험요소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공급선의 다변화 또한 상식적이고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다. 만약 플래쉬 메모리를 전량 일본의 도시바에서 구입했더라면, 현재 일본의 상황을 볼 때 가격적인 불안과 공급 지속성에 대한 불안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기업도 공급선을 단일화하지 않는다. 생산업자의 공급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위험 요소와 위기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삼성이 현재 애플에서 소요되는 MPU 몇 퍼센트를 생산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균등하게 분할하여 적어도 3개의 업체에 생산능력, 기술력, 에러율 등을 감안하여 분배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칩생산
애플의 매출액 전체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넘어서고 있고, 분기당 아이폰의 매출은 1,800만대 수준에 이르렀다. 아이패드의 경우,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급격한 상승이 예상되지 않는다. 이렇게 볼 때, 안전재고를 감안한 MPU의 갯수는 대략 2,200만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제품의 지속적인 성장을 고려한다면 최대 1억개 이상의 칩셋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데스크탑 PC의 시장에서 사용되는 CPU개수를 4억개 정도로 본다면, 애플 단독으로 생산하여 소비하는 칩셋의 양은 전체 PC시장의 2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 되어있다. 파운드리를 운영하는 기업이거나 유휴 생산설비를 가지고 있는 반도체 생산업체에서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는 시장이 된 것이다.
인텔이 탐내는 애플과 파운드리로써의 인텔
인텔이 파운드리가 된다는 외국의 분석과 기사에도 불구하고 인텔이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된다. 물론 인텔이 파운드리를 하면서 거둘 수 있는 이익도 없지는 않다. ARM 칩의 특성과 기본 구조를 더 철저하게 연구할 수 있는 기회도 있을 것이고, 애플과의 비즈니스 친밀도를 높여 HP에서 PAR RISK칩의 생산을 중단하게 했던 것과 똑같이 자체적으로 생산 중인 ARM Base Chip의 생산을 조기에 중단시키고, 인텔에서 개발한 모바일용 칩셋을 사용하도록 할 기회를 더 많이 얻어낼 수 있거나, 거기까지는 안된다 하더라도 Intel Base Chip을 개발하도록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보여진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애플의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작은 노트북이나 PC에서는 인텔의 CPU를 사용하는 것이 그다지 커다란 종속성을 가지게 되는 요소는 아니지만, 현재 스마트폰과 터치패드 부분에서 확고부동한 판매 1위 기업인 애플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기술을 버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자체 생산 MPU가 원가 측면에서 훨씬 더 저렴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요소이다. 인텔에 있어서 파운드리 사업은 불확실한 미래의 변화가능성에 배팅을 걸고, 3~4천만개의 MPU를 생산하는 파운드리로써 인텔을 고려한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실이 적지 않다. 자체 개발하고 있는 모바일 MPU가 아닌 ARM계열의 생산업체로써 전락하였다는 이미지 손실이 너무나 크다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CPU개발과 신제품의 출시에서 독보적이라고 믿어지도록 하였던 인텔이 가진 이미지를 버리기에는 너무나 큰 위험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텔 칩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텔 베이스의 MPU를 개발하게 하도록 하는 것은 인텔의 제품이 커스터마이징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현실은 인텔의 입장에서는 쉽게 용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진퇴양난의 인텔
애플이 삼성 의존도를 벗어나기 위해 단순히 파운드리를 이용하거나 스텐다드 메모리 생산업체에 주문생산을 할 경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러나 AMD가 거론되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AMD의 기술은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캐쉬운영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인텔을 앞서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 AMD가 애플의 파운드리로 거론된다면 인텔은 진퇴양난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정황상으로 하기는 어려운데, 1억개에 가까운 MPU가 AMD의 제품으로 도배될 수도 있다는 예상을 하면 인텔도 쉽게 파운드리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텔의 진퇴양난의 시작은 AMD가 애플의 파운드리로써 거론되는 순간부터이다. 만약 AMD가 파운드리로 지명될 확율이 높아지면 CPU생산업체로써 AMD 자신들의 칩셉을 애플의 MPU와 결합시킬 가능성이 더 농후해지기 때문에, 인텔도 그에 따른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다시말해 애플의 파운드리업체가 되기 위해 적극적이지는 않을 지라도 막판 뒤집기 정도는 항상 전략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은 배제할 수는 없다.
인텔의 희망과 애플의 비즈니스 목적이 맞아 떨어지는 시나리오
진퇴양난의 인텔은 CPU업체가 파운드리로써 지목되지 않는 것을 희망할 것이다. 애플의 측면에서는 값싸고, 품질과 신뢰성이 높은 파운드리를 찾아내는 것이 인건비가 높고, 오버해드 코스트가 높은 기업을 파운드리보다 좋다. 가장 크게 물망의 대상에 오를 수 있는 것은 당연히 대만의 TSMC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애플 후광효과를 노리는 파운드리는 어디서나 찾을 수 있다. 그것은 전세계적으로 마찬가지일 것이고, 개발도상국에 있는 기업이라면 더욱 더 경쟁력있는 가격에 더욱 더 좋은 서비스를 약속할 것은 분명하다.
삼성과의 특허논쟁은 보다는 안정적 비즈니스를 위한 결정
일부에서는 삼성과의 특허논쟁에 이번 이슈를 걸어 붙이는 경향이 적지 않다. 물론 이번에 애플이 제기한 특허는 기술특허라기 보다는 실용신안에 관련된 것이어서 별다른 의미가 없다. 특허 논쟁은 사안에 따라 수년간 계류되어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애플의 파운드리에 대한 고민은 비즈니스를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적어도 3개의 공급자와 대기 공급자를 두고 상황에 따라 비즈니스의 양을 늘리고 줄이면서 가격네고도 하고, 공급 우선순위 네고도 할 수 있는 것이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이 기본적으로 하는 것이다. 시간이 오래 지나기는 했지만, 예전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애플은 가격에 있어 살을 파먹을 정도로 압박을 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애플과 파운드리 비즈니스를 하고자 하는 기업이 적지 않을 것이고, 혹은 후광효과를 보기위해 출혈을 하는 기업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나쁘지는 않지만, 인텔의 파운드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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