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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7. 25. 11:19 IT/IT리뷰 & 기타

몇일 전 현대전자에서 같이 일을 하던 후배가 어떻게 사느냐고 연락이 왔다.  그는 현재도 하이닉스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현재는 대만 지사에 나가있는 관계로 자주 연락을 할 수는 없으나 그래도 종종 연락은 하고 산다.  나는 97년도에 현대전자를 접고 HP로 직장을 바꿨고 우리사주로 구입한 주식도 그 때 다 처분하였지만, 대학원을 중퇴하고 가진 첫 직장이고 아직도 몇몇 지인들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기업체인 관계로 항상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끝날 무렵 이직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잘 한 일이라고 했지만, 나에게는 항상 이직에 대한 안타까움이 남는 직장이다.  성향에도 맞고, 분위기도 매뉴얼의 의미가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무식하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분위기를 즐겼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의 주기를 따라서 굴곡을 겪어야 했고, 무리한 인수합병, 기투자된 컴퓨터부분의 처리, LCD부분에서의 난항 등이 겹치면서 현대전자도 부침을 계속하면서 결국 채권단의 손에 회사가 넘겨지고 현재는 하이닉스라는 이름으로 사명 또한 바뀌었다. 


현대전자, LG 히타치의 인수합병
왜 인수합병을 국가 주도로 하는 것일까?  양사는 당시 말이 많았다.  LG는 나름대로 자신의 시장을 히타치와 만들어 가고 있었고, 당시로써는 나름대로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만들어 내고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현대전자는 팹에 대한 투자로 공격경영을 이미 시작한 이후였기 때문에 또다른 기업을 인수할 만한 자금력도 충분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미 불황이라는 리스크에 대응을 해야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기 때문에 그다지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없었다.  반도체 주기를 따른다면, 호황기의 피크를 찍고 다운 턴한 상황에서 팹에 대한 투자 혹은 기업인수를 통한 캐파의 증가는 불필요하기도 하고, 위기를 가중 시킬 수 있는 요소로써 부담이 큰 기업적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가 개입을 해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미명하에 기업의 인수합병을 강행한 것이다.  소를 몰고 북한으로 향하는 정주영 회장 개인적인 포부와 기형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대북 지원을 이끌어낸 정권이 만들어 낸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정권이 바뀌면서 이전 대통령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는 갖추었으나 기업인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철퇴가 내려진 결과 정몽헌 회장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대처를 하게 된다.  권력과 정치자금 그리고 기업이 야합을 하게 된 결과는 참담했다.  결국 인수합병을 이룬 현대전자는 시장에서의 부담과 합병이라는 무리수가 한꺼번에 밀려들어 오면서 자체 자생력을 상실하고 빚더미에 앉은 기업으로 전락하고 만다.  99년 합병에서 정확히 3년만에 일어난 일이다.  보통 시너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시장과 결부되어 있어야만 한다.  호황기의 시장이라면, 합병의 시너지가 크다 작다로 표현되지만 어찌되었든 시너지는 존재했다고 평을 하게 되지만, 시장의 상승에 편승할 수 없다면 그것은 시작부터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없다.  합병을 해서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시너지 효과는 정체된 시장과 축소되는 시장에서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시너지의 효과라는 것은 개인에게도 목표하는 지향점이 같고, 지향점이 성장하는 구조 속에 있어야 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은 경우 시너지는 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이다.

하이닉스, 왜 SKT와 STX에서 탐을 내는가?
반도체 시장의 사이클이 10년 주기로 변화한다면, 하향 곡선을 그린 시기에서 볼 때 상승국면을 맞아야 하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반도체 시장에서 반도체 비즈니스는 상향곡선을 그릴 시기에 임박해 있다고 보여진다.  앞으로 몇년간을 잘 버틴다면, 10년 간은 알아서 굴러가고, 알아서 마진을 확대해 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될 수 있다는 막연하기는 하지만, 사이클 측면에서 본다면 전혀 허황되지만은 않은 기대를 가질 수 있다.  반도체의 가격이 하락을 하였지만, 하이닉스는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내면서 2010년을 마감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환의 요인이 반도체 시장의 변화주기와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분석을 내놓기에 충분하다.  이 업계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있는 사이클 구조에서 정몽헌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반도체 산업에 대해 손을 내민 것은 현대 중공업도 아니고, 현정은 회장도 아니다.  SKT와 STX라는 기업이 출사표를 던지고 인수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왜 이들은 하이닉스에 탐을 내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쉽지 않다.  SK그룹의 회장이 선물 시장에서 큰 돈을 잃은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합법화된 도박판에서 돈을 따기 위해 던진 돈이 손실만을 안겨다 준 것이었다.  왜 선물에서 돈을 벌어들이려고 했느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것이 하이닉스의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을 위한 것인지 다른 목적이 있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전자가 되었건 후자가 되었건, 하이닉스는 목표이기도 하고, 툴이되기도 하는 유용한 상품인 것은 틀림없지만, 투자자금의 조달방식에서 잘못된 것이고, 손실을 보상하기 위한 또 다른 투기성 투자라는 점에서 하이닉스의 인수는 잘못된 것이라는 점만은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도박에서 돈을 따서 기업을 인수한다면 그 기업은 다시 도박판의 판돈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고, 선물에서 쪽박찬 것에 대한 보상을 바라보고 투기성 투자를 한다면 이익이 사라진 기업은 또다시 버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이다.  이것 외에도 다른 이유도 있다.  SK에너지, SKT와 같은 기업들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높지 않다.  인맥관리를 통한 기업인수로 이익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SK라고 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단추와 단추구멍" 기업이고, "유통"이나 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변화를 하려고 해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이미지를 바꿀 필요성이 있고 국내외적으로 이러한 이미지 변신이 필요하다는 것은 기업이 생존하는데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SK그룹에서도 이러한 필요성으로 인해 하이닉스의 인수를 더욱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STX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STX의 맨손으로 무패의 행진을 계속해 온 기업이다.  그러나 이러한 무패의 행진도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조선과 관련된 사업들은 하나둘씩 해외로 이전을 하고 있다.  조선 강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까지는 못하겠지만, 공존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낸 결과로 해외이전은 필수적인 요소가 된 것이다.  그러면서 STX의 비즈니스는 공동화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생산기반이 축소되면서 위상이 모호해 질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에 기반을 갖춘 기업이 필요해 진 상황이다.  정치-기업-정치자금-자본의 순환고리가 유효하다면 분명하게 필요한 요소이다.  반도체 주기론이 맞아 떨어지면, 맨손 무패의 신화에 덧붙여질 신화거리는 하이닉스에게서 받을 수 있다.  최악의 상태에서 생존의 위기에 빠진 하이닉스가 STX의 손에 의해 회생되고 재림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신화이다.  불패의 신화가 다시 창조되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이다. 

하이닉스의 제품 믹스 구조는 인수에 적합한가?
이미 언급한 두 기업은 사실 하이닉스를 인수하기에는 다른 목표가 너무나 큰 기업이라는 점에서 인수기업으로써는 낙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돈 놓고 돈 먹는 것이 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나마 요즘 같은 시기에 경제신문의 기사 내용이 바닥의 시정잡배 농담수준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식상한 터라 몇 몇 주식관련 신문의 기사를 더 많이 보는데, 일전 SKT의 하이닉스 인수 목적을 제품 생산업체에 대한 물량 공급에서 찾고 있는데, 의미가 와 닿지 않는다.  SK의 경우, IT기기의 유통을 중심으로 하는 SK네트웍스는 기존의 유통 품목 중에서 IBM, Sun, HP와의 불화를 겪으면서 유통할 수 있는 제품은 거의 없는 기업으로 전락했다.  이러한 기업에 반도체를 공급하면서 다시 SK네트웍스의 매출구조를 변경하겠다는 것은 이치에 닿지 않는 일이다.  중고자동차 판매에도 미치지 못하고, 다른 유통 제품에도 미치지 못하는 IT기기의 유통을 위해서 IT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협박용 툴로써 사용을 하겠다는 것도 비즈니스를 전혀 모르는 유치한 수준이라고 보여진다.  Sales와 Procurement는 확실히 분리된 구조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쉬운 아주 나이브한 생각이다.  그렇다면 SKT가 전면에 나왔듯이 휴대용 기기업체에 대한 물품 공급을 고려할 수 있다.  SKT의 입장에서는 단말기 제조업체에게 단독 영업권을 달라고 하면서, 최소의 마진으로 부품의 공급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다.  결국 SKT의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툴로써 반도체를 활용하겠다는 것이 된다.  어찌보면 그럴듯 하지만, 이것도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떨어지는 것이다.  반도체는 D램과 플래쉬로 구분을 해서 보아야 한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Operating Memory로 1GB정도의 D램을 사용하고 기종에 따라 8, 16, 32GB의 저장용 메모리로 플래쉬 메모리를 제공하고 있다.  하이닉스의 생산구조는 이러한 메모리 구조에서는 조금은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닉스의 구조는 아직까지는 D램 중심이라는 것이다.  구조적으로 삼성이 플래쉬 메모리 쇼티지를 느끼는 것보다 하이닉스의 체감 쇼티지는 클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생산규모가 적기 때문이다.  판매순위를 보아도 생산캐파가 확실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PC시장의 성장세가 정체되거나 축소되면서 태블릿의 판매가 확대되면 이러한 구조는 분명한 제약요소로 작용을 하고 시장 성장의 결심을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워 진다는 점이다.  게다가 맥북에어에서 보듯이 운영 메모리의 증가 보다는 스토리지 메모리로 쓰이는 플래쉬 메모리의 수요가 더 커질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이닉스의 생산 투자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작년의 이익은 플래쉬에 대한 투자로 들어갔어야 할 부분이 유보되었을 수 있다는 짐작을 하게 된다.  회생절차를 밟아가는 과정에서 혹은 매각을 고려하는 채권단의 입장에서 투자에 대한 장기적인 고려는 없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비싸게 팔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거나, 투자자가 모이게하는 데 더 많은 고려를 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된다면, 하이닉스의 기업으로써의 회생은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게 될 것임에 틀림없고, 회생을 이루려는 과정에서 더 많은 투자를 대기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기존 라인의 변경 또한 장비에 대한 재투자가 확실히 요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플래쉬 메모리의 반도체 주기는 별도의 문제
가장 빠르게 메모리의 생산 포트폴리오의 변경이 가능하더라도, 플래쉬 메모리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고, 향후에는 이동식 디스크의 형태에도 상당한 변화를 겪으면서 성장을 할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수익과는 결부되지 않는다.  예상되었던 기기들의 확대가 제한적이거나, 아예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제품으로 프로젝트 단계에서 종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이런 경우 캐파를 확대한 생산업체의 경우 메모리 판매의 악순환을 계속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조금만 일을 했던 사람들이라면 경쟁사의 생산캐파 확대 계획과 현재의 캐파는 정확하지는 않아도 대충 계산이 가능하다. 웨이퍼 몇장이 투여되고, 수율이 대략 얼마이고, 패키징이나 기타 프로세스에서 불량확율을 대충 잡아 계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수요의 경우는 오히려 잡기가 더 쉽다.  현재의 마켓과 성장율에 대한 분석, 향후 시장 가능성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고 시장 성숙기를 감안한 수요를 보수적으로 잡는다면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대략적인 가격 추이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석이 제대로 된다면, 시장의 변화를 짐작하는데는 그다지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분명하게 캐파와 시장의 상관관계에서 플래쉬 메모리의 시장 주기가 예측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플래쉬 메모리의 시장주기가 D램 시장과 동일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름대로의 주기를 가진 독립적인 제품이기 때문에 분명한 괴리가 존재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이 근거가 되지 않는 투자는 있을 수 없겠지만, 현재 입찰자의 모습과 이러한 반도체 분석이 약한 것처럼 보인다. 

레버리지와 툴로써의 기업보다는 기업 자체로써의 기업에 대한 투자
사실 하이닉스의 인수에는 현재 중공업이 주요 플레이어로 작업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어지만, 현재는 STX와 SKT라는 두기업의 경쟁으로 축소되었다.  그러나 면면을 살펴보면 어딘지 조금은 찜찜한 구석이 남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기업에 대한 투자가 다른 목적을 위한 도구로써 보여지는 면이 너무나 강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투자자도 아니고, 주주도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는 기업체이지만, 부지와 설비를 판매할 목적으로 M&A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몇자 적어본다.  하이닉스 규모 정도의 기업은 레버리지와 툴이 되기에 충분하지만, 그것은 합병이 주는 부산물적 성격으로 봐야지 그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한국에서 기업가 정신을 바라는 것도,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정치인이기를 바라는 것은 힘이 들다.  비젼과 계획을 가진 기업이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보고 싶다는 작은 바램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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