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19. 09:42
IT/컴퓨팅
구글이 결국에는 중국에 남기로 결정을 하였다. 중국정부와 협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중국에 주저 앉기로 입장을 변경하였다. 구글이 초기 중국 당국의 메일 및 검색에 대한 검열을 이유로 중국에서 사업철수를 시사한 것과 다시 그 입장을 번복하게 된 이유를 정확히 짚어 볼 필요가 있다. 구글의 당초 입장을 보면서 필자는 구글이라는 일개 회사조차도 중국정부의 내정을 간섭하려 들고, 그러한 미명하에 자신의 장사 속을 채우려는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헛웃음을 지었다. 그런데도 언론에서 구글의 입장을 대서특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도 앞뒤에 대한 생각이 없이 기사를 쓰는데 대한 한탄을 하기도 했다. IT관련 기사를 쓴다면서 IT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사안의 이면을 생각하지 않고 미국 언론이 주장한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가 앵무새처럼 지저귀고 더 나아가 구글이 세계 민주주의를 모토로 삼는 기업인 것처럼 과대포장된 글들을 발행하는 현실을 보면서 실소할 수 밖에 없었다.
테크니션의 주판알 튀기기
구글의 넥서스 원이 스마트폰시장에서 실패한 원인을 분석하는 글(글을 보시려면 상단 드롭다운 메뉴의 "IT 트랜드 & 리뷰"에서 볼 수 있습니다)에서 구글은 과도하게 ROI를 분석하고 따지는 과정에서 마케팅에 대한 투자 및 준비의 미비와 위약금의 과대 설정으로 소비자를 볼모로 만들려고 했기 때문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는 비즈니스적인 측면을 강조하였다. 구글이라는 회사는 기존의 틀을 깨는데는 남들보다 뛰어난 면이 없지 않고 그러한 요소들로 인해 상당히 큰 가능성을 가진 회사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구글의 매니지먼트의 파격은 기술의 도입과 기술의 개발이라는 점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과 마케팅 중심의 사람들은 조기에 짐을 싸고 각자 자신의 길을 떠나갔다. 기술 선도 분야에서의 채산성이 낮은 경우는 기술을 보유했다는 이유로 넘어갈 수 있지만, 마케팅과 디자인에서 획기적인 수익을 발생시키지 못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불신으로 이어진다. 그러한 상황이 다름 아닌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자신이 투자에 비해 수익이 적다는 점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이러한 투자 대비 수익의 회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즈니스의 확대 저해 요인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그 원인을 다름아닌 중국의 검열이라는 상식밖의 외적 변수에서 찾아냈다는 것이다. 물론 구글 차이나의 사장도 그러한 검열이 구글 성장의 저해요인이라고 방점을 찍으면서 변명을 했을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렇지 않아도 ROI 측면에서 불만이 쌓이고 있었던 상황에서 구글은 희생양이 될 대상을 물색했고, 그 희생양이 정부이건 단체이건 간 상관없이 무조건 협상 카드를 내 던지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조급증에 걸려 있었다. 그러한 실적 부진의 핑계거리를 검열이라는 비즈니스 외적인 요인에서 찾아내어 중국정부를 향한 노이즈를 내기 시작하였다. 검열 폐지라는 정치적인 이슈를 제기하여 구굴의 수익 증대 및 ROI의 조기 회수라는 상업적인 목적을 덮으면서 자신의 이익을 챙길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창작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는 행동을 하면서도 조금도 수치스럽다는 생각없이 모두가 자신의 주장을 믿을 것이라는 파렴치범같은 짓을 한 것이다. 그렇지만 구글은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할 배짱도 없는 회사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다시 언급하기로 한다.
구글과 구글 차이나의 딜레마
구글은 중국시장에 발을 들여 놓고 자신들의 검색 기능이 중국 시장에 적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구글이라는 이름을 보고 중국인들이 몰려들어 검색을 하고 수많은 광고주들이 달려들어 광고를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지만 그것은 문화와 문자를 완전히 무시한 아메리카 제일주의의 발로였다. 그러한 제국주의적 생각으로 비즈니스가 한계에 부딛치면서 구글도 변화를 모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한 문제제기의 핵심에는 다름아닌 중국의 검색업체인 "바이두" 가 존재하고 있었다.
바이두는 한국의 네이버와 같은 검색업체이면서 포탈업체이다. 중국인이 창업을 하고 중국인이 운영을 하며, 중국인이 중국인과 협상을 할 수 있는 기업이 중국인의 입맛에 맞고, 중국 문자에 적합한 검색엔진을 개발하여 구글이 중국에 지사를 설립하기 전인 1999년부터 사업을 하고 있었다면 구글의 시장진입은 초기부터 문제가 있었고, 자신들의 위상을 확대하는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한 한계를 바라보고 현실을 파악한 구글이 취한 행동은 구글 차이나라는 독립적인 지사조직을 설립하고, 중국인들이 더 쉽고 정확하게 검색을 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와 검색기능을 강화하는 것으로 결론짓고 투자를 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투자는 일정정도 성공을 이루어 2005년 말 창립 당시의 약 2배의 성장 2009년에 이루어냈다. 물론 한국에 대한 투자와는 질적인 차이가 있지만 한국내에서의 검색 엔지 비율보다는 훨씬 높은 20% 후반대의 검색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점유율과 시장 수익성이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 조바심을 내기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성장과 시장점유율 그리고 투자회수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서 구글은 바이두가 가지고 있는 잇권의 일부를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그것은 얻어내기 위해 비민주적 검열국가라는 고발을 하고 사업철회를 주장하여 자신의 네고폭을 넓히려는 얇팍한 여론몰이를 획책했던 것이다. 말 그대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본심을 정치적인 선전으로 포장을 한 것이다. 구글은 바이두의 거대 고객인 정부 관련 기업체와 정부의 조직들이 구입하고 있는 서비스의 일부를 빼앗아 오기 위해 얇팍한 꼼수를 사용한 것이다. 본질적으로 구글은 남의 나라 민주주의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인권이 유린에 대해서도 무관심한 업체이다. 자신들의 장사만 잘 되었다면 어느 독재 국가에서도 검색 사업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면서 인권과 정치적인 이슈는 아랑곳하지 않고 희희낙낙 강건너 불구경을 하는 구경군의 역할을 하였을 것이 분명한 영리를 위한 기업일 뿐이라는 것이다.
구글의 중국철수 제스쳐
구글은 자신의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을 뒤에 감추고 국제여론을 형성하고 마치 민주주의의 선봉에 선 기업인 것처럼 행동을 하였다. 그리고 중국정부에 대한 압박을 정치적인 이유가 아닌 사업적인 측면에서 풀어보려는 얇팍한 수단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철수는 단순한 제스쳐에 불과하다. 14억의 인구 중에서 3억 6천만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사용인구의 증가는 예측이 불가능한 무궁무진한 인터넷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증가하는 핸드폰 이용자는 7억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중에서 핸드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바일 시장도 이미 바이두에게 주도권을 빼앗겨 버렸지만 이러한 시장에서 철수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리고 구글과 같이 ROI를 중시하는 회사에서 투자비가 아까워서라도 쉽게 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영원한 계륵이 되어도 그 계륵을 빨고 있을지언정 계륵을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만약 계륵을 버려야 한다면 한국이나 다른 국가들의 구조처럼 만들어서 명맥만이라도 유지하는 방식을 취할 기업체라는 것이다. 어느 기업이나 중국 시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시장의 규모이고 구글도 그 시장을 버릴 만큼의 배포를 가지고 있을 수 없다. 기회주의적이고 기만적인 방식인 정치력의 사용으로 그 시장을 뒤집어 보겠다는 속셈을 민주수호자라는 이미지로 포장하는 구글의 행태는 너무나 확연하고 뻔해서 역겨울 정도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중국정부의 협상 방식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아무데서나 정치적 종교적으로 이래야하고 저래야 한다는 제국주의적 발상에 대한 중국정부의 대응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중국정부는 정치적인 해결책을 역으로 제시할 수도 있다. 수익은 못주지만 정치적인 검열을 없애 주겠다는 입장을 표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구글은 민주투사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쁠 것은 없다. 중국 정부가 기존의 정치적 이슈에 대한 주장철회와 수익사업의 배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창피스럽고 불미스런 오해였다고 구글이 발표하고 수익사업의 일부를 배분 받아도 구글은 손해가 없다. 중국정부도 이번 구글로 인해 양곤마를 안고 있는 상황이 벌어진 상황에서 뾰족한 대응수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약간의 이익을 구글이라는 업체에 던저주고 조용히 해결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구글보다 더 주판을 심하게 튕기는 중국이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고, 고용을 창출한 비용을 따져보아서 바이두에 주고 있는 사업영역의 일부를 던지는 것이 더 이익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구글은 언제 자신들이 그랬냐는 듯이 정치적인 검열의 문제를 슬그머니 덮을 것이 분명하다.
마치면서
구글의 행태가 너무나 얇팍하고 민주주의와 민권의 수호자처럼 행동하는데 대한 역겨움으을 참을 수 없어서 중언부언한 부분이 많다. 그렇지만 이면에 감춰진 치사스런 속셈을 알아야 한다. 다시말해 구글은 정경유착된 기업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업방식과 국제 여론을 악용하여 자신의 잇속만 채우려는 천박한 테크노 자본주의의 기업인 것은 모든 사람들이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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