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것 같더니 벌써 겨울 날씨를 느끼게 한다. 독서의 계절은 그렇게 쉽게 끝이나 버리는 것 같다. 가장 넓은 평수를 차지하는 나의 배둘레에는 천고마비의 계절이 짧아서 다행일지는 모른다. 나는 말보다는 돼지에 가까운 체형이어서 가을이 천고돈비의 계절이 아닌 이상 나와는 상관이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대부분이 취미를 적으라고 하면 우선 기본적으로 적어주는 것이 독서이고, 음악감상, 그리고 바둑이나 레포츠를 적는다. 입사 지원서를 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격증을 적으라면 운전면허증을 적듯이 적어내는 것이지만 통계는 독서가 한국인의 취미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활자화된 것 보다는 웹에서 무엇인가를 읽어내기에도 사실은 너무나 바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쏟아지는 자료의 홍수, 그러나 정작 쓸만한 자료를 찾으려면 또 쉽게 찾아지지 않는 것이 자료이다. 그런 자료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서 찾아내고, 그 자료를 활용하여 자신의 것을 만드는 것이 요즘에는 능력이고 그것이 능력이라는 사실을 부인해서도 안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PDA없으면 못사는 종족이다. 길을 들이기 전까지는 그것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다가, 한번 길들여 지면 헤어나기 어려운 늪과 같다. 일정을 넣고, 할 일을 그 때 그때 메모하고, 중요한 사안을 들었을 때 조용히 정리를 해서 입력하여 팀원들이 동일한 이야기를 두번 세번 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툴이기 때문이다. 묻기 전에 한번 더 검토하고, 적어 놓은 것이 있으면 진척도만 체크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팀원들이 알지 못하는 것을 적어 두었다가 알려줄 수 있는 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툴로써의 PDA가 아니라 나 자신의 계발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을 발견하고는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확장자 Lit를 가지고 있는 e-Book의 활용이었다. 무료 책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다녔고, 외국 대학 사이트에 넘쳐나는 이북을 발견하고 무조건 다운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을 읽기에는 불편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다. 소프트웨어도 불안정했고, 폰트의 조정도 어려웠고 또 폰트의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그리고 작은 화면도 불만족스러웠다. 좀 더 큰 화면과 좀 더 유연한 프로그램을 기다리자는 입장에서 대형 서점을 들러 필요한 책을 읽기도 하고 구입하기도 했다. 몇몇 e-Book리더의 시도가 실패로 끝난 프로젝트로 남은 경험이 국내에도 있다. 그것은 근자까지도 VOD서비스에 한계가 있는 근본적인 이유인 컨텐츠의 부족이고, 정형화된 공식 포맷도 부재하다는데 있다.
이러한 한계를 가장 쉽게 벗어날 수 있는 기업인 아마존을 필두로 소니, 반즈 앤 노블스 그리고 반즈 앤 노블스와 저작권을 놓고 법정소송에 들어간 Spring Design의 Alex reader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업들이 리더기를 내놓고 있다. 현재는 흑백을 되어있으나 소송에 계류 중인 반즈 앤 노블스의 Nook와 Alex는 듀얼 스크린에 컬러 LCD를 사용하면서 SD슬롯과 기타 기능들을 추가하여 멀티미디어기기의 형태를 띠고 있다.
(좌측이 스프링디자인의 Alex 우축이 반즈 앤 노블의 누크)
여기에 크리에이티브도 가세를 하여, MediaBook을 출시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는 오래 전 PC를 구입하였을 때, 꼭 장착하고 싶어했던 SoundBlaster시리즈 이후 시장에 내놓는 제품들이 큰 화제가 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크리에이티브에서 차세대 제품으로 야심차게 내놓은 것이 다름아닌 MediaBook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북리더 시장의 제품 경쟁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화된 reader software를 가지고 경쟁을 할 것이 잠정적으로 예상이 되고 PMP와 같은 수준의 제품으로써 가격대가 Net Book과 차이가 없다면, 현명한 구매자들은 오히려 그런 e-Book을 읽을 수 있는 PC용 소프트웨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40만원의 e-Book Reader를 구입하고 전자책을 별도로 구입하는 것이 과연 이익이 되는 것인지는 현명한 소비자라면 꼭 따지고 넘어갈 요소이기 때문이다. Paperback도 할인을 받아 구입하고 있는 입장이라면, 이북리더를 구입한 고객에게 이북을 얼마에 제공해야 하는지 가격을 정하는 것이 상당히 큰 문제이다. 게다가 애플의 넷북인 맥폴더가 디자인 그대로 나와 준다면, 그리고 그와 동일한 두께의 넷북과 타블렛이 타사에서 쏟아져 나온다면, 얼리어뎁터의 모험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이북리더의 구입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 같다. (애플의 맥폴더 디자인이 궁금하세요? 여기를 클릭하세요)
덧붙여 이북리더의 디자인을 보았을 때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6~7인치 정도의 얇은 이북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두 손으로 잡고 읽을 사람은 없다. 보통 상체를 숙이고 무릎 위에 팔꿈치를 댄 상태에서 왼손으로 쥐고 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필기하거나 입력하는 것은 오른손으로 할 가능성이 왼손보다는 많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디자이너들은 버튼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 것이 구입자에게 효율적인지 그리고 제품 판매에 더 도움이 될 것인지를 디자인적 측면에서 재검토 해야 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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